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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주가 항상 기대감을 채워주진 못한다

중국의 기세는 무섭다. 과거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다. 샤오미로 대표되는 중국발 무서운 성장세는 자동차시장에서도 여과없이 발휘된다. 국내에 진출하는 자동차 회사가 있다는 것만 보아도 그렇다. 오래 못가고 사라졌지만 포톤이 그러했고, 현재는 CK가 밴을 들여왔고, 북기은상(BAIC)이 SUV를 들고 왔다. 특히 북기은상의 SUV, 켄보600은 매우 많은 관심을 받는데 성공했다.

파격적인 가격. 경험해보지 못한 브랜드 등. 다양한 요소가 나에게 기대감을 갖게 해주었고, 만나볼 수 있었다.

처음 만나을때의 느낌은 뭐 여기저기 많은 부분에서 다른 브랜드가 보이긴 하지만 그래도 나름 짜임새도 있고 근육질이구나 싶었다. 덩치도 생각보다 컸고, 혼종은 맞는데 '괴상한 혼종이다' 라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이때까지만 해도 기대감은 나름의 고공행진을 지속하고 있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북기은상이 인수한 SAAB(사브)의 9-3 플랫폼을 썼다고 한다. 국내에서야 '그런 브랜드도 있어?'라는 반응이 적잖게 나올 사브지만, 글로벌 마켓에선 나름 인지도 있던 브랜드였고, 그런 브랜드의 플랫폼을 썼다는 것이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인 만큼 '세상에 그런 플랫폼을 쓰고도 이랬단 말인가' 싶었지만 말이다.


실내로 들어가도 외관을 봤을때와 크게 다르지 않은 느낌을 받았다. 분명 여기저기서 많이 보던 모습들이 섞여있는데, 그렇다고 짜임새 자체가 괴상하진 않다. 실제로 만져보면야 싸구려 느낌에, 무언가 허술하다는 것을 느끼게 되지만, 이때까지만 해도 용서가 가능했다. 이 차는 2천만원이 될까말까한 차량이니 말이다. 오히려 이런 가격의 차량에 지나치게 높은 기대감을 갖는다면 그게 더 문제이리라.


아무리 그래도 벤츠의 스티어링을 그대로 따라 만든 저 스티어링은 적응이 안됬지만..




시동을 걸어본다. 생각보다 시끄럽다. 이게 디젤이었나 싶어 재차 확인해봤지만 가솔린이다. 직렬 4기동 1.5L 가솔린 터보엔진이다. 변속기는 CVT 방식을 채용하고 있다. 더욱 신기한 것은 실내에서 듣는 엔진음이 바깥에서 듣는 엔진음보다 훨씬 크다. 심지어 진동조차 더 크다. 운전석에 계속 앉아있기 매우 심난해지는 순간이다. 


주행을 시작하면 그 심난함은 더욱 극대화가 된다. 소위 '무단변속기'라고 불리는 CVT 이기에 변속감은 부드러워야 하는 것이 정상이다. 정차와 출발 모두 차가 심히 울컥거린다. 수동모드로 두어도 크게 변화가 없다. 엑셀의 반응도 상당히 굼뜨다. 최근 타봤던 그 어떤 모델도 이렇게 답답함을 느끼지 못했던 것 같다.


클라이밍 어시스턴트를 쓰면 가슴이 턱 막힌다. 나의 발은 엑셀을 밟고 있는데, 차가 출발할 생각을 안한다. 마치 '이봐 이 차는 아직 출발할 준비가 안되었다고' 라고 온 몸으로 말하는 느낌이다. 이런 순간이 3초가량 지속된다. 내 뒤에 성질급한 운전자라도 있다면 바로 한소리 들을 법한 상황이다.


코너를 돌아나가며 조금만 앞으로 하중이 실리니 차가 버거워하는게 온 몸으로 느껴진다. 하중이 실리는 것을 떠나서라도 굉장히 쉽게, 많이 휘청거린다. 그렇다고 소위 물서스 라고 부르는 물렁물렁한 서스펜션도 아닌듯 한데, 참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조합이고 느낌이다. 오래 타고 있으면 멀미가 나지 않을까 싶다.


저렴함만 보고 사기엔...

나도 크게 다를 바 없지만, '싼것에 무엇을 바라나' 하기엔 뭔가 부족함이 너무 많다. 정말 차가 필요한 개인이라면 경차나 조금 더 보태 준중형의 박스카를 구매하라고 하고 싶다. '싸고 큰 차'라는 것 하나만 보고 사기엔 너무나 많은 스트레스를 받을 것 같다는 느낌이다. 구매자에겐 매우 미안하지만, 이 차가 어떻게 초도물량 완판이 되었는지 미스테리이다. 

물론 싸고 큰 차를 필요로 하는 경우가 분명 있고, 법인마다, 개인마다 사정이 다르기 때문에 각자가 알아서 판단해야 하겠지만, 자신의, 직원의 정신적, 물리적 안전을 빌어주고 싶다면 과감하게(?) 포기하라고 권하고 싶다. 


이 차를 타고 온 날. 정말 밤새도록 심란했다. 


'내가 도로 위에서 공중분해 될 수 있었구나'


그럼에도 무시할 수 없는 중국

앞서 말했다시피 중국의 성장세는 무시무시하다. 정말 굴러가는지도 의심스럽던 차를 만들던 이들이 그래도 이정도 외관의 차량을 만들어냈다. 구성이나 마무리가 아직까진 많이 어설프지만, 그래도 장족의 발전이다. IT쪽의 발전 속도를 보았을 때, 분명 짧은 시간 안에 수십단계를 뛰어오를 것은 분명하다. 저들은 대륙의 기상을 품은 이들이니까.

안전, 사고와 생명이 직결되는 자동차를 탐에 있어 나에게 이 '중국산 자동차'를 살 것인가? 라고 묻는다면 향후 50년간은 절대 그럴 일이 없다고 하고 싶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들을 전혀 외면하고 있을 수도 없다는 것은 분명하다. 이들은 어마어마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탐욕스럽게 기술을 사들이고 회사를 사들여 일명 '대륙화' 할 것이기 때문이다.


정말 신선한 끔찍함 이었지만, 다신 경험하고 싶지 않고, 이런 애들이 어디까지 발전할 수 있을지 또 궁금해지는 부분이다.


[끝]

글/사진 : Team 차한잔, 아쿠토


[추가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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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프로필사진 돌돌e 켄보600 1호차 전달식도 공개석상에나오는데 설득실패로 취소되었다고하던데.. 차량의 단차나 마감은어떤가요 2017.02.28 22:49 신고
  • 프로필사진 최디터 최디터 1호차 관련 행사에 대해서 국내 판매사엔 중한자동차에 물어본 결과로는 당초 예정되었던 인도일에 맞춰 행사를 준비 중이었는데 고객이 차량 인도를 빨리 받고 싶어해서 준비기간의 부족으로 취소되었다고 합니다
    단차나 마감 등은 그냥저냥 봐줄만한 편 이었습니다 최악의 수준은 아니라고 해도 될 것 같습니다
    2017.02.28 23:35 신고
  • 프로필사진 돌돌e 그렇군요. 신문기사에서는 설득실패라고 봤는데 그게아니었나보네요. 2017.02.28 23:37 신고
  • 프로필사진 차포 포니 미국 최초 진출시 타봤던 사람 입니다. 냉정하게 그때 기준으로 놓고 보면 .....지금 킨보는 엄청 좋은 차 입니다. 그당시 아직도 기억 나는게 일본 동종차 1대 살 가격으로 두대 산다. 카셋트는 파나소닉 거다...타이어는 미쉘린거다..였고 이 낚시에 속아.차 산 사람들은 엄청 고통을 받고 타고 다녀야 했습니다. 아마 이때 부정적 요인이 지금도 현대가 미국에서 고전을 하는 이유일 거라 생각 합니다. 지금 이 시승기 보고 느낀거 켄보 정말 좋은 차 입니다. 가성비에서는요. 그가격에 그정도 차.... 울나라.차중에 있나요? 레이터보 풀옵 천팔백이십만원 주고 뽑았습니다. 차만 놓고 보면 기아는 아주 나쁜악덕 업체 입니다. 후까시를 먹여도 너무 먹여 놓았으니까요. 가성비 극악 입니다. 우리는 종종 새로운 물건 보면...가격에 상관없이 까내리기 바쁩니다. 발전이 없지요....좋은거 나쁜거...경제적인 측면 고려해 이야기 해야 우리도 발전 하지요.... 아니면 극혐만 남게 됩니다. 이천만원 주고 타는 켄보..감히 말씀드리면 대한민국 동종 가격대 모든 차중 최고 입니다. 동종 suv/cuv 중에서가 아니구요

    2017.03.01 07:38 신고
  • 프로필사진 mynameislee 비교대상이 왜 몇십년전차종인가여?? 포니 미국진출시라니 ㅋㅋㅋ비교할거면 제대로하세요 2017.03.01 14:5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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